군대개미가 지나간 자리

수만의 시체가 열을 맞춘다. 군대개미의 먹잇감.

예수님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자리. 그곳엔 예수님의 죽음만이 남아 있다.

무조건 살아야 한다. 무조건 지켜야 한다. 무조건 내가 왕이 되어야 한다. 무조건 내 꿈을 이루어 주어야 한다.

내가 주를 위해 목숨도 바치겠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확신에 확신을 갖고 있다.

믿음이 특심이다.

벗어 나려해도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

예수님을 안 믿을 순 없을까?

기어코 믿고야 말겠다!

이 확신과 믿음이 남긴 흔적은 예수님의 죽음.

언약적 기능으로 다가오신 주님을 포착한다. 내 소유로 만들어 버린다.

날마다 죽어야 할 이유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어쩌나?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다. 주님의 낯선 침투만이 죽인다.

성령의 개입은 자기 백성의 믿음을 깨끗이 제거한다.

비로소 고백한다. 믿음 없음을 불쌍히 여기소서.

“곧 그 아이의 아비가 소리를 질러 가로되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 주소서 하더라(막 9:24).”

성도는 믿음이 없고 마음이 완악한 자다. 성령을 통해서만 책망 받게 된다.

“그 후에 열 한 제자가 음식 먹을 때에 예수께서 저희에게 나타나사 저희의 믿음 없는 것과 마음이 완악한 것을 꾸짖으시니 이는 자기의 살아난 것을 본 자들의 말을 믿지 아니함일러라(막16:14).”

성경말씀은 믿을 수 없다. 믿을 것은 현실뿐이다. 현실밖에 믿지 않으면서 우긴다.

나는 저 믿음 없는 제자들과 달리 믿습니다.

나는 저 마음이 완악한 제자들과 달리 마음이 선합니다.

그러나,

부활한 주님 앞에서 제자들은 자신들의 믿음 없음과 마음이 완악함을 책망 받는다.

유일하게 이들이 자랑할 것은

십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