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풍선

“이와 같이 우리와 함께 종된 사랑하는 에바브라에게 너희가 배웠나니 그는 너희를 위하여 그리스도의 신실한 일군이요 성령 안에서 너희 사랑을 우리에게 고한 자니라(골 1:7-8).”

나와 말씀 사이에 성령이 계시지 않는다면 내가 해석하는 말씀은 반드시 나에게로 돌아오게 됩니다.

제자들과 예수님 사이에 성령이 없으니 예수님 말씀에 대한 제자들의 해석은 곧장 자신의 꿈을 이루어주시기 위한 말씀으로 이해했고, 시간이 갈수록 그 기대는 고무풍선처럼 곧 터질듯한 기세로 부풀어 올라 결국 펑 터지고 말았습니다.

사도바울이 종이요 에바브라가 주님의 종이라 하니 우리도 여기에 끼어 들고 싶어 합니다. 문제는 이 자리는 우리가 끼어 들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끼어 들어봐야 우리는 고무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기만 할 뿐이며 때가 되면 뻥 터져 버립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이 종이 되셨습니다. 어떤 인간도 기대하든 메시야의 모습은 아닙니다. 인간은 처음부터 죽음을 회피하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예수님께서는 죽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선악과를 따먹는 날에는 하나님과 같이 될 것이라는 헛바람을 악마는 집어넣고 있습니다.

사망이 왕 노릇하는 현실을 보면서 그 사망이 현실이 아닐 거야라고 발부둥치며 외면하려 합니다.

그러나 성령 받은 사람은 주님이 제공한 현실이 자신이 조작한 현실을 뭉개는 현실을 당하게 됩니다. 이것은 자신이 원하지도 않았고 소망하지도 않았습니다. 피 흘리신 주님이 홀로 만들어 내는 현상입니다.

종이란 이렇게 주님이 불어 넣으시는 성령의 바람에 의해 악마가 불어 넣는 헛바람이 뻥뻥 터져 나가는 모습이 종의 모습입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나 자신이 주목받기를 원합니다. 자신이 이 세상의 주인공이길 바랍니다.

그러나 성령의 바람은 악마가 부풀려 놓은 풍선을 계속해서 뻥뻥 터지게 만듭니다.

뻥 터짐을 당하는 자는 십자가의 피만 자랑합니다. 뻥 터지는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