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떤 분이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복음을 듣게 되니 힘이 빠집니다.'

지금까지 신앙생활은 주어 자리에 내가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나의 종처럼 부려 먹었습니다. 물론 우상입니다. 그런데 복음을 듣게 되니 주어 자리에 십자가 지신 주님이 들어가고 종의 자리에 내가 들어가게 됩니다. 물론 술어가 되는 그 자리도 주님이 만들어 내는 술어 자리입니다.

이 사실을 아는 순간 힘이 빠진다는 겁니다.

힘이 빠져야 당연합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자신의 욕망을 위해 예수 우상을 섬겼습니다. 그러니 그 우상이 날아가는 허무함이 찾아 와야지요.

그런데 갑자기 세상 살아갈 맛이 생기지 않는다는 겁니다. 뭔가 좀 수상합니다.

주님께서는 주님의 사명을 죄인에게 주셨습니다. 그런데 복음을 안다고 하는 사람은 주님의 사명이 없는 모양입니다. 우리가 받은 사명 아닙니다. 주님의 자기 사명을 자기 백성을 통해 이루어 내시기 때문에 성도는 그야 말로 십자가만 증거 하는 막 사는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동안 신앙생활 하면서,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얼마나 열심히 자기 관리를 해 왔으면, 진짜 복음을 듣고서도 자기관리를 하는 겁니까?

말로는 주님이라고 해 놓고 주인 자리에 자신이 자리 잡고 앉아 있습니다. 그러니 사도들이나 성도들은 피 흘리기까지 전쟁하기도 바쁜데 너무 한가롭다는 겁니다.

늘 자신이 왕 노릇 하는 인생, 소견에 옳은 대로 하는 인생을 살다 보니 주님이 왕 노릇 하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겁니다. 십자가만 자랑한다고 하는데 지식으로는 알아 차렸는데 문제는 몸입니다.

성령께서 다루시는 몸이 아니다 보니 십자가만을 자랑하는 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더욱 더 신성시 하는 몸이 됩니다. 말로는 십자가만 자랑한다고 하지만 온 세상이 자기 몸 중심으로, 십자가도 자기 몸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겁니다.

“말의 지혜로 하지 아니함은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헛되지 않게 하려 함이라.”

영적인 일은 영으로만 분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