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마을 수련회를 다녀와서

솔로몬의 노래 중의 노래

솔로몬의 노래 중의 노래라고 하는데 여자의 노래로 시작되어 여자의 노래로 끝을 맺는다.

“저는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 나라 위를 영원히 견고케 하리라 나는 그 아비가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되리니(삼하 7:14).”

하나님의 아들이 건축하는 성전은 성전이 아니라 천국(낙원)이다. 십자가의 영을 받은 솔로몬은 주님의 피로 사신교회로 완성될 아들의 나라를 노래하고 있다. 그 아들의 나라는 둘이 하나 되어 노래하는 나라다.

하나님께서 에덴동산에 남자를 만드셨다. 그리고 남자에게서 여자를 만드셨다. 그러나 선악과를 여자가 먼저 따 먹었고, 그 다음 아담이 먹었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는 사람이 되었다. 그 사람은 곧 하나님과 같이 되고자 하는 사람, 곧 아담이다.

이제 이 세상은 아담밖에 없다. 처음 남자 여자가 없는 세상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처음 만난 뱀과 여자를 원수가 되게 하셨고, 뱀의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셨다. 그리고 여자의 후손은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고, 뱀은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라고 하셨다.

여기에 남자는 여자의 후손으로 등장한다. 이제 여자가 앞서고 그 여자에게서 남자가 태어난다. 선악과를 따먹은 여자를 앞장세운다. 그러나 그 여자는 뱀과 원수가 되고, 여자자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여자에게서 태어난 아들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한다. 선악과를 먼저 따먹은 여자의 후손이 선악과를 따먹도록 유혹한 뱀과 싸워 승리한다.

여자의 후손으로 예수님이 오셨다. 그러나 그 여자는 여자가 아니었다. 여자의 후손이 여자를 창조하셨다. 새로운 남자가 태어났고 그 남자의 죽음으로 여자를 만드셨다.

그렇게 창조된 여자가 노래를 시작하고 노래를 마친다.

그렇다면 아담을 어떻게 여자로 만드셨는가?

그것은 왕의 자리를 포기하고, 그 힘을 자기를 십자가에 달려 죽이는데 사용하셔서 그 죽음을 통해 아담에게서 여자를 만드셨다. 왕의 여자가 되고 싶어서 되어 진 것이 아니다. 우발적으로 찾아온 사랑이었다. 그렇게 찾아온 사랑은 여자로 하여금 노래하게 한다.

“이 백성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 43:21).”

“보좌에서 음성이 나서 가로되 하나님의 종들 곧 그를 경외하는 너희들아 무론 대소하고 다 우리 하나님께 찬송하라 하더라(계 19:5).”

“할렐루야 주 우리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가 통치하시도다 우리가 즐거워하고 크게 기뻐하여 그에게 영광을 돌리세 어린양의 혼인 기약이 이르렀고 그 아내가 예비하였으니 그에게 허락하사 빛나고 깨끗한 세마포를 입게 하셨은즉 이 세마포는 성도들의 옳은 행실이로다(계 19:6-8).”

남자의 사랑을 받은 여자는 남자를 노래하고, 남자는 여자를 노래한다. 서로 하나가 되어 서로 노래한다. 이 노래는 주님의 노래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가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십자가만 자랑하는 여자, 그것은 여자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왕의 죽음으로 주어진 사랑이다. 그 사랑이 내리는 곳이 동산이요 산들이다.

사랑을 듣고, 배웠다. 그러나 사랑은 사건이다.

수련회를 마치고 어떤 집사님과 계룡산을 올랐다. 미세먼지가 최고조라고 하는 소리도 우리의 의지를 꺾지 못한다. 산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시야는 미세먼지를 목격하지만 후각은 산에서만 맡을 수 있는 향기를 선물 받는다. 들은 말씀을 나누면서 가파른 산을 오르니 어느새 온 몸은 땀으로 젖었고 정상에 가깝다. 힘들지 않게 올랐다.

우리가 목적한 봉우리다. 최고봉은 아니었다. 해발 766미터. 그곳에서 점심요기로 따뜻한 커피와 달콤한 빵을 먹었다. 바람은 차가웠고 혀끝은 달콤했고, 커피향이 퍼져 올라온다.

이제 바람 소리는 세차게 들린다. 그 때 소리 없이 머리위에, 어깨 위해, 온 몸에 와서 닿는다. 옷에 가득 달라붙는다. 집사님은 연신 눈을 털면서 가파른 능선을 따라, 바윗길로 발을 내딛는다.

사랑이다.

수련회 기간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끝내 눈은 내리지 않았다. 미세먼지만 가득하다. 산을 오를 때 미세먼지는 여전히 가득했고, 저 높은 곳에 오르면 미세먼저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눈이 내린다. 사랑이다.

온 몸에 내리는 눈은 끊임없이 옷에서 녹아나고, 떨어지고, 새로운 눈이 그 위에 쌓인다. 사랑이다.

이제 바람은 더 세차게 몰아친다. 눈보라다. 정신을 더 바짝 차려야한다. 바위위에 내려진 눈은 등산화도 무용지물이다. 이 등산화도 우연이다. 아래는 아찔한 낭떠러지. 사랑은 어디로??

밤에 잠을 잘 못 잤기에 몸은 더욱 무겁고, 땀을 흘렸기에 몸은 차가워지고, 꿉꿉하고, 또 땀을 흘린다. 알바 했다. 산길을 헤매었다. 눈이 오지 않았다면 얼마든지 지나갈 길은 바위위에 눈이 쌓여 두려움을 갖게 한다.

이제 남매봉을 올라 전설을 읽는다. 그곳엔 남자 여자가 있는데 남자 여자는 없고 사람만 있다.

사람을 만났다.

“아저씨 사진 한 장 찍어 주시겠어요?”

더 많은 눈이 내린다.

너무 친절하다. 그래서

“두 분 찍어드릴까요?”

여자 분에게서 우발적 답변이 나온다.

“우리 부부 아니에요.”

남자가 말한다.

“우리 부부 맞아요. 우리 이렇게 싸워요.”

갑자기 이런 말이 떠올랐다.

등산갈 때 남자만 가방을 매고 있으면 부부지만, 둘 다 각자 매고 있다면 불륜이라고.

확인할 이유는 없었다. 그들의 말이 확인해 준다. 그러나 궁금증은 고개를 돌리게 한다.

웃는다.

받은 사랑 없으니 욕망으로서의 사랑을 찾아 나선다. 그 사랑은 추상적이니 상징을 통해 사랑을 찾는다. 언어다. 언어를 통해 내 머리 속에 저장하여 그것을 사랑이라 우긴다. 진리를 요약한다. 정리한다. 아가서를 정리하고, 설교를 멋 떨어지게 요약해 낸다. 이제 아가서가 좀 더 명확하게 보인다.

그러나,

사랑은 사건이다.

“사진 찍어 드릴까요?”

“저희 부부 아닙니다.”

예상치 못했고, 기대하지 않았던 사랑이 찾아온다. 둘째 날 밤에 한 성도와 들은 말씀을 이야기 하면서, 갑자기 의도하지 않았던,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사랑이었다.

눈물을 흘렸다. 말씀을 소유하지 않았다고 그렇게 자신 만만했던 자신이었는데 자신 앞에 일어난 현실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끊임없이 선악을 구분하고 있었다. 욕망으로서의 사랑이었다. 알아도 소용없다.

찬양을 하기 위해 만든 여자를 찬양만 하게 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셨구나!

십자가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었다. 이미 영화롭게 된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주님의 사랑이다.

산에서 내려와 도로로 나오니 눈이 그쳤다. 옷에는 눈 맞은 흔적들이 있지만 어느새 그 눈도 사라졌다.

서울로 돌아와 사진을 본다. 내 머릿속에 기억으로만, 사진 속에 추억으로만 남아 있다. 날마다 새롭게 주시는 만나를 먹지 못하는 자들은 추억의 사진첩을 뒤진다. 그러나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잠 31:30).”

누가 보어도 곱고 아름답다. 그러나 왕의 죽음으로 만들어진 여자는 안목은 고운 것이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이 헛되게 보인다. 지금. 미친 여자다.

산에서 만난 아주머니, 얼굴이 탱탱하다. 아무리 탱탱해도 늙은 것은 속일 수 없다. 보톡스다.

미친 여자가 아니다.

미친 여자 어디 없소?

“우리가 만일 미쳤어도 하나님을 위한 것이요 만일 정신이 온전하여도 너희를 위한 것이니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 우리가 생각건대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었은즉 모든 사람이 죽은 것이라 저가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으심은 산 자들로 하여금 다시는 저희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오직 저희를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사신 자를 위하여 살게 함이니라(고후 5:13-15).”

“그러므로 우리가 이제부터는 아무 사람도 육체대로 알지 아니하노라(고후 5:16상).”